오늘날 컴퓨터는 커뮤니케이션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발전하고 있다.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혁명적인 경제적 효과의 하나는 사회적 관계의 형성과 정보의 유통 및 거래에 수반되는 비용, 즉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연결되는 네트워크의 세계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무수한 거래와 관계의 형성에 드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을 엄청나게 감소시켰다. 컴퓨터에 기초한 정보기술의 발전은 결국 노동, 에너지, 지적 능력의 확장, 그리고 거래비용의 감소를 통해 인간의 생산적 능력을 증대시킴으로써 혁명적 결과를 만들어내게 된 것이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기술은 우리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근본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심대한 사회적 논란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를 통해 만들어내는 그래픽들은 의료, 비즈니스, 영상, 건축, 설계, 심지어 예술의 영역에서 심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오늘날 항공기의 조정을 책임지는 항공기 조종사들은 실제 비행기를 조종하기 전 항공기에 탑승한 것과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만들어진 가상현실의 공간에서 대부분의 훈련 시간을 보낸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고,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훈련이나 실험을 가상공간을 통해 수행함으로써 엄청난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늘날의 컴퓨터 게임, 아이들의 교육용 소프트웨어 등은 모두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를 현실화시킨 것들이다. 이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서 만들어내는 가상현실의 세계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현실이 되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거의 모든 제품에는 바코드가 부착되어 있다. 이 바코드는 물건의 생산과 유통, 판매의 과정에서 스캐너를 통해 물자의 흐름에 대한 실시간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를 활용한 전자상거래는 상거래의 기본 형태를 근본적으로 뒤바꾸고 있다. 상거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거래 당사자들 간의 최소한의 신뢰가 요구된다. 한국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얼굴을 보아야 물건을 사는 관행이 강하다. 그러나 전자상거래의 공간에서는 얼굴 없는 거래가 일상화된다. 미래의 유통산업은 얼굴 없는 전자상거래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 과거 미국의 트럭 운전사들은 그 어떤 직업집단보다 단결력이 강했고, 이들이 결성한 노조의 힘은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이익집단 조직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들의 부처님 손바닥 위의 손오공이 되었다. 회사에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통신위성을 이용한 전파추적 장치에 의해 감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10월부터 전자주민카드 발급을 계획 중에 있다. 이 전자주민카드에는 우리나라 국민 개개인의 주요 신상정보가 기록된다. 만약 이러한 정보가 독재자의 손에 좌우될 경우 우리 사회는 하나의 거대한 감시망으로 돌변할 것이다. 이에 따라 저부가 추진해 온 전자주민카드 계획은 시민, 사회단체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 있다. 사회단체들은 전자주민카드가 만들어질 경우 우리 사회는 거대한 전자감시망으로 돌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제 정보는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한 갈등의 중심이 된 것이다. 인류가 정보의 민주적 활용과 통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컴퓨터에 의한 전자 감시사회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언제라도 존재한다. 컴퓨터는 가정생활에도 광범위하게 파고들고 있다. 자녀들의 교육, 가정의 대소사에 대한 기록들, 통신, 게임, 가전제품 등의 관리에서 컴퓨터의 영역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컴퓨터는 교육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인터넷 대학의 등장은 정보기술을 활용한 교육의 변화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가를 말해 준다. 오늘날의 생산 현장에서 로봇은 더 이상 생산과정의 보조자가 아니다. 로봇은 인간이 수행하기 힘든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의 모든 움직임을 관리하고, 지시하는 일까지 수행하고 있다. 심지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인간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지적이고, 창의적이며, 유연한 기능들마저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된 지위의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더 이상 존재하기 힘들어지게 되었다. 자동화로 인한 다운사이징으로 인해 평생직장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임시고용이 일반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에 대해 고용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 고용을 위해 노동자들이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보기술의 일반화는 노동의 종말을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변화시켜 가고 있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 기술혁명의 전개 방향을 가능한 것은 매우 힘들다. 그러나 정보 기술혁명의 전개와 더불어 인간의 지적 능력은 더욱 빠른 속도로 확장되어 갈 것으로 보인다. 지적 능력의 급속하고 무한정한 확장은 정보화의 수많은 점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연결되어 감으로써 진행되어 갈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지금껏 인간들에 의해 견지되어 왔던 시간과 공간의 개념 자체가 본질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계성의 무한정하고 급속한 확장, 그리고 시간과 공간 개념의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 인터넷이다. 지적 존재로서의 인간들 간의 가장 방대한 네트워크인 인터넷에는 아직 주인이나 본부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공간에서 인간은 휴대하기 쉬운 간편한 정보기기들을 갖고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자신들의 지적 능력과 취향에 따라 움직이는 유목민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공간을 어떠한 철학과 어떠한 전망, 그리고 어떠한 의도를 갖는 세력들이 지배하는가의 문제는 미래 사회의 전개 방향을 좌우할 정도의 결정력을 지닌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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