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의 이해

상호 양면성과 양면성

Oliver_Twist 2022. 5. 19. 14:35
기술이란 자연현상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인간이 자연 자원을 활용하고 물리적 환경을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낸 연모와 그 과업을 수행하는 기법과 그리고 그 결과로 창안해 낸 고안물을 말한다. 물론, 초기에는 주로 자연현상과 물리적 환경을 대상으로 하여 이 말을 써왔지만, 이제는 사회문화적 환경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쓰게 되었다. 그러니까, 인간이 새로이 발견한 자연의 이치와 그 이론에 기초하여 새로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실제 생활에 적용하여 구체적인 물리적 소산물로 만들어내는 과정과 결과를 총칭하는 말이다. 그러한 기술의 혁신은 주로 발명과 발견으로 이루어진다. 발명은 이미 존재하는 요소와 소재를 조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혁신의 과정으로서 여기에는 물질적인 것도 있고 사회문화적인 발명도 있다. 한편, 발견은 기존의 현실 또는 실재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혁신의 형태다. 대체로 기술혁신은 새로운 과학적 이론의 발견에 힘입어 새로운 연모와 과업 수행 방법을 고안해 내는 발명으로 이루어진다. 바꾸어 말해서, 가령 물질적인 분야의 기술혁신을 두고 볼 때, 과학자들이 자연현상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함으로써 새로운 이론적 관점을 정립하게 되면, 주로 공학도나 기술자들이 그 이론을 적용해서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이제부터는 기술혁신과 사회변동의 관계를 논하려 하는데, 사실 엄격하게 말해서 기술도 인간이 사회적인 삶을 영위하는 가운데 만들어낸 문화의 일부이므로 기술과 사회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논지가 타당하다. 실제로 이 둘은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기능적인 공명의 관계 속에 움직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처럼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인간의 사회문화 현상을 분석적으로 파악하려면 일단 이 둘은 따로 떼어놓고 상호관계를 거론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볼 때, 기술을 독립변수로 간주하고 그것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접근과 사회문화의 어떤 요소가 기술의 혁신이나 퇴보를 자아내는가를 검토하는 방법으로 크게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 상례이다. 다만, 우리가 정보사회의 생성 전개 과정을 이해하려고 할 때는 주로 기술이 사회변동을 자아내는 하나의 요인으로 보고 그 역동적 메커니즘을 자세히 분석하게 될 터이므로, 여기에서는 먼저 기술혁신에 관여하는 사회문화적 요인의 작용에 대한 원리들을 요약 정리하기로 한다. 첫째는 사회적 수요의 원리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말이 함축하듯이, 기술이 생성하는 데에는 사회적인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인간이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연 자원을 이용하고 환경을 변형시켜야 하는 실존적 조건 자체가 이미 원초적으로 어떤 형태든 새로운 기술을 창안해 내지 않을 수 없는 동기가 된다. 기술혁신의 수준이 상당히 향상한 뒤에는 특정한 이해 관심을 지닌 특수집단이나 계층에서 새로운 기술을 계속 요구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따라서, 기술혁신 또는 발명은 일종의 사회적 수요에 대한 반응이라는 이론이 있고, 이를 사회적 수요론 이라 한다. 둘째, 아무리 사회적 수요가 있다고 해도 문화 자체가 준비 태세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는 기술혁신이 자동으로 일어날 수가 없다. 문화적 준비 태세의 원리다. 특히 문화결정론을 주창하는 화이트에 의하면, 어떤 발명이나 혁신도 문화의 발전이 새로운 요소를 수용할 만한 단계에 도달하기 전에는 일어날 수 없을 뿐 아니라, 어느 수준까지 문화가 발전하기만 하면 사람들의 욕망이나 수요와는 상관없이 발명, 혁신과 같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문화결정론이 아니라 해도, 기술혁신은 문화적인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셋째, 어떤 사회든지 새로운 것과 변화에 대하여 경직한 태도가 지배하거나 폐쇄적인 문화를 지니면 기술혁신도 쉽게 일어날 수가 없고 내생적이든 외생적이든 변화가 일어나려고 할 때는 저항할 소지가 크다. 문화적 유연성과 문화적 개방성의 원리다. 이처럼 문화의 특성이 기술혁신의 가능성을 좌우하는 원리를 통틀어 문화적 선택성의 원리와 집약할 수 있겠다. 어떤 변화든지 종교적 신념, 세계관, 가치지향, 새로운 것과 변화에 대한 태도, 규범적 문화, 생활 습관 등이 작용하면 그것을 장려할 수도 있고 억제할 수도 있다는 원리다. 넷째, 그와 같은 선택적인 변화의 요인은 정치적인 성격을 띠기도 한다. 가령, 위에서 사회의 특수집단 혹은 계층의 이해관계가 자극제가 되어 기술혁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회적 수요론을 살펴보았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일종의 정치적 선택이 작용하는 셈이다. 힘의 관계에 바탕을 둔 사회적 결정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집단이나 계층의 요구가 그러한 변화를 가져오도록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것을 오히려 억제하든지 방해하는 수도 있다. 어떤 기술의 변화로 말미암아 자신들의 기득권이 침해받는다든지, 아니면 자신들의 경쟁자가 유리해진다든지 할 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그 기술 변동을 저해하려 들 것이다. 정치적 선택성의 원리다. 이러한 사회적 결정 과정을 중시하는 관점을 일컬어 기술혁신의 사회적 구성론이라고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다섯째, 그러한 사회정치적 선택과 결정의 역동적 과정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양식으로 기술혁신을 자극하고 장려하는 것은 역시 현대사회에서 널리 시행하게 된 계획변동이다. 기술혁신도 결국은 국가나 민간부문에서 의도적으로 기획하여 추진할 때 가장 효율적일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계획 변동은 보편화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사회적 수교론이나 구성론은 사회적 과정 속에서 생성하는 측면을 강조하는 데 비하여, 계획변동론은 그러한 사회적 수요와 이해관계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의식적으로 기술혁신을 추구한다는 점을 부각하는 관점이다. 여섯째, 그런데 비록 문화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고, 사회적 수요도 있고, 정치적 선택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해도, 기술혁신의 행위를 하게끔 동기시어주는 유인이 없으면 기술혁신이 일어날 수가 없다. 유인은 물질적인 것도 있지만 상징적, 정신적, 규범적인 것도 있다. 따라서, 한 사회에서 기술혁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려면 국가나 민간부문이 사람들에게 다양한 유인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일곱째,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핵심적인 인간요소는 창의성이다. 아무리 유인이 있고 사회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해도, 기술혁신을 일으키는 주체는 인간이고, 그중에서도 특별히 창의적이고 기술혁신에 헌신 및 몰입하는 사람들이다. 사회가 경직되고 권위주의적이고 불평등이 심하고 인간을 존중하지 않는 성향들을 지니면 개인의 창의성을 중시하고 키우지 못한다.